작별인사
문득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어디까지가 나일까’
정신? 뇌? 육체?
아니면 내 주변 환경과 사람들까지도?
예전 짱구 극장판 로봇아빠 편을 보고서
영화의 설정에 소름이 돋았던 적이 있다
어느 날 잠에서 깬 짱구아빠는 어쩐지 몸이 너무나 가볍다
평범하게 출근을 하지만 사람들은 짱구아빠를 보고는 기겁한다
짱구아빠는 이를 기이하게 여기며 집에 돌아오지만 집에는 또 다른 짱구 아빠가 있다
거울을 본 짱구 아빠는 로봇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짱구아빠와 로봇아빠,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일까
같은 기억의 갈래에서 뻗어나온 둘이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 모든 관계의 근본은 ’앎’이기에
중요한 것은 정신과 기억 그리고 이야기다
사람들은 영겁의 시간을 살고, 무한의 지식과 이치를 깨닫는 것을 갈구하지만 인간은 결국 필멸한다
그렇지만 짧은 시간 반짝하고 살고 지기에 인간은 주변 작은 것들까지도 느끼고 배울 수 있다
행복한, 실패한, 감동적인, 우울한 그런 이야기가 아닌
그저 나의 이야기다
그것들은 모두 필멸하는 인간들을 위한 송가였다. 생의 유한성이라는 배음이 깔려 있지 않다면 감동도 감흥도 없었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생이 한 번 뿐이기 때문에 인간들에게는 모든 것이 절실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