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인간은 누군가를 뛰어넘고 우월해지려 한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 수 있지만, 나는 그것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하며 나 또한 우월해지고 싶은 욕심이 크다.
내게 우월의 기준은 수도 없이 많지만 당장 지식, 외모, 돈 세 가지가 떠오른다.
남들보다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 지적 허영을 좇고, 남들보다 많은 것들을 누리기 위해 큰돈을 벌고 싶어 하며, 남들보다 더 매력적인 외모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
돈과 외모는 그것이 본능적인 권력과 비례하는 단순한 것들이라고 생각이 들기에 그저 얻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식의 경우는 그것의 특성이 참 흥미롭다.
철학에 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나로부터 근원하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짙어진다.
지식에 대한 욕망이 다른 두 가지를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는 지식이라는 것이 인간의 욕망 중 최상위에 있는 가치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그런 지식을 좇고 본능과 욕구를 극복하겠다는 목표 역시도 인간의 자아가 만들어낸 욕망으로 본다.
돈과 명예를 좇는 것과 깨달음을 좇는 것이 다르게 보이지만, 무언가를 얻어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려 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뛰어넘고 우월해지려 하는 것은 언젠가 한계에 가로막히며, 절망하고 만다.
그렇다면 내가 궁구해야 하는 삶과 태도는 무엇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싯다르타는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과 유대라고 하지만, 그것도 결국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화학 반응이 아닐까.
이 책은 내게 더 많은 질문들을 남긴다.
그나마, 고통과 죄악까지도 한 사람의 삶에서 제거할 수 없는 일부이며 그것을 흘려보내되, 나를 잠식하도록 좌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사실 나는 이제 이런 철학이 조금씩 버겁다.
인간이라는 것이 결국 미물이어서 애매한 진화로 인해 몸도 마음도 고통받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상의 전부였던 내가 점점 작아진다고 느낀다.
그것이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싯다르타의 말에 의하면 성장 조차도 욕망일 수 있다.
참 어렵다.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