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거절에 강한 사람인 줄 알았다

거절당해도 금방 털어내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내 부탁을 거절하면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 아닌가. 부탁이 거절된 것이지 내가 부정당한 것은 아니니까.

거절 워크숍의 사전 답변도 그랬다.

거절당해도 금방 털어낸다는 문항에는 5점을, 거절당하면 내가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문항에는 1점을 골랐다.

그리고 프로젝트 팀빌딩에서 많은 거절을 당했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내가 나를 꽤나 모르는구나 싶었다.

내가 거절하는 입장

친한 크루가 함께 팀을 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나는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었다.

다만 그 주제로 프로젝트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람에 대한 마음과 제안에 대한 판단은 전혀 관계가 없었다.

당시 실제로 한 말이다.

같이 하고 싶은데, 방금 막 팀이 정해져버렸어. 바로 말해주려고 했는데, 미안해.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상대방도 이해할 것이라 생각했다.

거절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유는 얼마든지 구체적일 수 있다.

주제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시기가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이미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나도, 상대방도 그 차이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거절당한 입장

그런데 내가 신청한 팀에서 거절당했을 때는 그 구분이 잘되지 않았다.

나는 수치스럽고, 자격지심이 들고, 자괴감이 들고, 내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느꼈다.

이유를 차분하게 분석하기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감정이 먼저 나왔다.

머리로 알고 있던 거절의 이유와 내가 실제로 받아들인 거절은 꽤 달랐다.

거절의 크기는 문장의 길이나 상대방의 태도로만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그 부탁에 얼마나 큰 마음을 걸어두었는지가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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