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은 힘들다!
우테코 레벨 3에 사용자가 사용할 만한 서비스 아이디어를 기획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내가 떠올린 것은 하네스였다.
AI 코딩 도구가 프로젝트의 규칙과 맥락을 참고하며 일하도록, AGENTS.md 같은 문서와 작업 지침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팀의 개발 컨벤션을 이런 문서로 정리하고 적용하도록 돕는 서비스였다.
주변에는 하네스가 무엇인지 아는 크루들이 많지 않았다.
나는 그 사이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네스를 직접 배우고 만들기는 번거로워도,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쓰지 않을까?
그래서 Harness Initializer를 만들었다.
나의 서비스 아이디어
Java와 Spring으로 팀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무엇부터 합의해야 하는지 질문하고, 선택한 내용을 AI 코딩 도구가 읽을 수 있는 문서로 만들어주는 서비스였다. 생성한 파일을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지 안내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게 돕는다.


팀원마다 선호하는 개발 컨벤션이 다르고, 구두로 합의한 규칙도 개발 과정에서 일관되게 지켜지지 않는다는 불편이 있었다.
AI에게 같은 규칙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일도 있었다.
내 생각 속에서는 프로젝트를 편하게 만들어줄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크루들의 평가는 그렇지 않았다.
모르는 것과 필요한 것은 다르다?
프로토타입을 보여주고 인터뷰도 했다.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는 크루들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기대한 만큼 서비스를 쓰려는 반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사용자의 반응을 돌아보니 두 집단이 보였다.
하네스의 필요성을 잘 아는 사람은 이미 자신의 프로젝트에 맞는 AGENTS.md나 규칙 파일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었다.
내 서비스가 만들어준 하네스를 그대로 신뢰하기보다, 자신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직접 만든 하네스를 더 적합하게 여겼다. 문서를 쉽게 생성해준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이미 할 줄 아는 일을 대신해주는 서비스에 자기 프로젝트의 규칙을 맡길 이유가 약했다.
반대로 하네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만드는 방법과 적용하는 방법을 쉽게 알려주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중에는 AI 코딩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싶지 않거나, 하네스 자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굳이 불편함을 못 느끼는데 왜 서비스를 사용해야 하지? 라고 생각한다고 느꼈다.
나는 배우고 적용하기가 어려워서 쓰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만난 사람 중에는 애초에 그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필요한 사람은 이미 자기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었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해결 방법보다 필요성부터 설명해야 했다.
내 생각대로 이어지지 않는 일
7월 27일, 나는 만들고 있던 서비스의 아이디어를 폐기하겠다고 적었다.
사용자를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6점에서 2점이 되었다.
돌아보면 나는 내가 납득한 순서대로 사용자도 생각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네스가 도움이 된다. 직접 만들기는 번거롭다. 쉽게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쓸 것이다.
내게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미 쓰고 있는 사람에게는 내가 만든 문서를 믿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고,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굳이 그것을 써야 하는지가 먼저였다.
기획은 내 생각의 흐름을 서비스로 옮기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하는 일이었다.